안녕하세요. 칩스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뭔가 꾸리꾸리 하네요. 아침엔 살짝 비도 왔고요. 이렇게 쌀쌀한 날씨엔 국물이 있는 국수가 당기기 마련이죠. 칼국수나 수제비.. 혹은 지글지글 익어가는 부침개.. 츄릅
그렇게 음식들을 생각하다가... 아 안 되겠다, 음식 영화라도 보자고 생각해서 틀었던 영화가 "아메리칸 셰프(chef), 2015"입니다. 제가 여기서 좋아하는 몇 가지 장면이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야식을 먹는 장면이에요.
영화 속 셰프 칼(존 파브로)과 매니저인 몰리(스칼렛 요한슨)가 야식으로 파스타를 먹는데요. 그 파스타가 바로 알리오 올리오였습니다. 영화 속 알리오 올리오의 재료는 단순해 보여요. 마늘, 페퍼론치노, 올리브 오일, 그리고 파슬리(영화 에선 레몬주스 혹은 라임주스로 짜서 넣어주더라고요.)가 전부처럼 보이네요.
저는 지금껏 살면서 집에 어떤 재료도 없고 마늘만 있을 때, 그럴 때 주로 알리오 올리오를 해 먹었어요. 그래서 재료는 충분하지 않았죠. 그냥 괜찮은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충분히 볶고 알덴테 스파게티면을 투하해서 치즈 간으로 아주 간단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 속 알리오 올리오는 (역시 셰프라 다른 거겠죠) 파슬리를 듬뿍 넣어 노란색, 초록색, 붉은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알리오 올리오를 먹더군요.
또 제가 보는 '문숙의 오두막' 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요. 맞아요. 배우 문숙 님의 채널이에요. 거기서 그분이 파슬리 국수라는 것을 소개해주시는 영상이 하나 있어요. 그걸 보는데, 너무 먹고 싶더라고요.
네. 아마 이 때부터였던것 같아요. 제가 파슬리와 사랑에 빠진 게요. 아메리칸 셰프 속 파슬리 듬뿍 넣은 알리오 올리오와 문숙님의 파슬리 국수를 보고 저도 해먹어보고 싶었어요. 파슬리의 풀 향이 깃들어 정성스럽게 요리된 국수를요. 그렇게 저는 겨울 철 파슬리를 찾기 위해 양재 꽃시장으로 향했습니다.
1월 양재 꽃시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겨울철 허브를 찾으시려는 분들... 조금만 기다리세요. 허브는 봄부터 다양해집니다! 저는 정말 너무너무 사고 싶어서 구매하긴 했는데요. 겨울철이라 허브 종류가 다양하지 않을뿐더러 상태가.. 헤롱헤롱 이더라고요. (특히 식용 허브들이요) 민트 같은 경우는 이파리가 단단해서 그런지 싱싱해 보였는데 제가 구매하고 싶었던 파슬리와 고수는 힘이 없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이날 봤던 허브들은 로즈메리, 차빌, 파슬리, 고수, 애플민트, 라벤더 이렇게 봤던 것 같아요. 혹시라도 바질이나 딜, 타임 이런 허브를 찾으시는 분들은 봄까지는 기다렸다고 구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허브는 작은 것부터 2000원씩 하더라고요. 로즈메리나 라벤더가 좀 크면 3,4000원 정도 하는 것 같았고요.
저는 이태리 파슬리와 고수(코리안더)를 2000원에 각각 구매하였습니다.
파슬리와 고수 키우기
파슬리를 데리고 와서는 바로 분갈이를 해줬고요. 원래 꽃시장 옆에서 화분 사가면 사장님이 분갈이해주시기도 하는데, 저는 집에 화분이 있어서 식물만 구매하고 바로 집으로 가져가서 분갈이를 진행했습니다.
구매했을 때부터 이미 줄기가 헤롱헤롱하고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ㅠㅠ 2000원이니까 사 왔지, 더 비쌌는데 이렇게 힘없고 그러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아무튼 일단 저 사진 속 상황은 분갈이하고 물을 흠뻑 준 상태고요. 며칠 지나면 힘이 좀 생겨서 쭉쭉 서있길 바라며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3-4일쯤 지났나요.
고수가 너무 잘 서있는 게 아니에요?? 유후! 위에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고수 중앙 쪽 힘이 좋아졌다는 것을 좀 더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파슬리 이파리도 많이 싱싱해진 것 같아요. 다만, 고수나 파슬리 둘 다 가장자리 쪽으로 노란 잎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서 물을 최대한 안 주고 있어요. 노란 잎이 나오는 게 과습이라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직까진 추운 겨울이니 물은 최대한 안 주고 있고요. 겉 흙이 정말 말라비틀어지지 않는 한 물을 안 주기로 마음먹은 상태입니다.
파슬리와 고수의 효능
파슬리는 진한 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죠. 그래서 옛날 로마인들은 파슬리를 방향제나 기분전환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네요. 파슬리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서 성인병 예방, 또 노화방지에 좋은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해독작용이 뛰어나서 다이어트에 아주 좋다고 해요! 또 파슬리는 미나리과 두해살이 풀인데요. 그 뜻인 즉, 2년이 지나면 죽기 때문에 다시 심어줘야 한다는 뜻이에요. 저는 일단 2021년에 심었으니 2022년까지 파슬리 잘 키우다가 (중간에 죽이지 않는다면ㅠ) 요리 재료로 잘 사용하겠습니다. 미나리과 이기 때문에 미나리 대신 사용해도 좋고요. 파슬리가 필요한 요리에 파슬리가 없다면 미나리를 대신 사용해도 좋아요.
고수는 정말 호불호가 강한 식물이죠. 동남아 음식에서는 빠질 수 없기도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수를 너무 좋아해서 쌀국수 먹을 때도 고수 더 달라고 하는 타입.. 이랍니다. 고수를 넣은 소스를 많이 만들어 놔서 햄버거를 만들거나 라면 먹을 때 곁들여 먹기도 하고요. 고수는 소화에 큰 도움을 주고 파슬리와 비슷하게 비타민 A와 C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고수 또한 미나리과 식물인데 한해살이 풀이예요. 그래서 이 친구는 한 해를 보내면 죽게 되죠. 2021년 올 한 해 많은 이파리를 내줘서 제 요리에 요긴하게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까지 파슬리와 고수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제가 파슬리와 고수를 잘 키워서 제 요리에 자주 쓰이는 재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의 도시농부 생활을 잘 지켜봐 주세요. 저는 그럼 또 다른 식물 이야기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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